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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으로 노벨상 수상자 6명 강단에 세우다

"청소년때 누구를 만나느냐 따라 인생달라져" 정치·경제·사회·과학 등 사회적 리더와 만남


지난 2017년 순천 매산여고를 찾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오른쪽)와 정용순 교장. None
지난 2017년 순천 매산여고를 찾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오른쪽)와 정용순 교장. None

순천 매산여자고등학교의 노벨상 수상자 강연을 이끌어 온 정용순(62) 교장이 오는 8월 퇴임한다. 제자들에게 잊지못할 인생의 계기를 만들어주겠다며 시작된 그의 열정은 지난 7년간 국내외 저명인사 100여 명을 강단에 세워냈다.
지난달 29일 순천 매산여고에서 지난 2016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매산여고의 노벨상 수상자 특강은 △2000년도 노벨화학상 수상자 시라카와 히데키(2011년 강연) △2007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피터 그륀버그(2013년 강연) △200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론 치카노베르(2014년 강연) △201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2017년·2018년 강연) 등 6차례다.
매산여고 특강에는 노벨상 수상자 뿐만 아니라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 등 국내 저명인사들도 참여했다.

정 교장은 지난 1985년부터 매산여고에서 교직을 시작해 지난 2011년 교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국내외 저명인사 특강을 추진했다. 정 교장의 퇴임으로 매산여고의 노벨상 수상자와 저명인사 특강은 올해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정 교장은 노벨상 수상자 특강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 힘들었던 탓에 공부할 시기를 놓쳤지만 좋은 은사님을 만나 28살에 대학을 가게됐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며 “대학을 일찍가고 공부를 잘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다고 성공은 아니다. 성공에는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기에 학생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중 하나가 노벨상 수상자였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강단에 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 교장은 “1년 동안 우리나라를 찾는 노벨상 수상자는 3명도 못된다”며 “첫 노벨상 강연자인 히데키 수상자를 만나기 위해 전화를 몇번 걸었는지 셀 수도 없었다”고 당시를 전했다.
정 교장은 일본 교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부산외국어대학교 김문길 교수를 통해 간신히 접촉에 성공하면서 강연을 이끌어 냈다. 그 뒤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방한한다는 소식만 기다렸다가 강연과 행사를 끝마칠 때를 노려 접촉해나갔다.

정 교장은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다”며 “다만 동기와 꿈이 없었을 뿐 아이들에게 성공과 실패에 대한 열정, 미치도록 하고 싶은 꿈을 주는 것은 헛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순천 매산여고를 찾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오른쪽)와 정용순 교장. None
지난 2017년 순천 매산여고를 찾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오른쪽)와 정용순 교장. None
진창일 기자 changil.j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