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매산고는 전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이자 유일한 미션스쿨입니다. 개교 100주년을 계기로 총동창회는 장학사업과 해외연수 교육프로그램 지원, 동문 간 화합에 초점을 맞추고 재학생과 졸업생을 섬기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순천 매산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규 장로(68·인천제일교회)는 9일 인터뷰에서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건학 이념에 따라 실력 있는 기독교 리더를 길러내는 데 동문회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매산고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자동차 부품공장을 운영했던 김 장로는 제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그는 2000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거쳐 현재 시큐어넷 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 기독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년 임기의 동문회장은 4회째 연임하고 있다.
“매산고는 신앙의 기본이 아주 탄탄한 학교입니다.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49회 총회장을 지내셨던 김형모 목사님이 60년대 중반 교장으로 재직하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학교엔 축구부가 있었는데 실력이 좋아 결승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주최 측이 더 많은 관중을 끌어 모으려고 주일 결승전을 치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김 목사님은 거룩한 주일을 범할 수 없다며 결승전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서 축구부를 철수시켰다고 합니다. 이런 신앙의 전통은 여전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김 장로는 기독교 지도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산중·고교를 졸업한 동문만 해도 7만명입니다. 이 가운데 많은 동문이 뜻을 모아 체육관 기숙사 100주년기념탑 건립, 장학금 10억원 모금 등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명문 학교를 만들기 위해 동문회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장로의 형제는 모두 5남3녀로 30년 넘게 110명 이상의 대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새해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가 바로 아래 동생이다.
백상현 기자